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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30주년 선일일렉콤, 송보선 대표 인터뷰

|2020-09-09

(창립 30주년 선일일렉콤) 송보선 대표, “조명시장은 혼돈의 세계…제조 중심으로 조달시장 1위 등극”
숱한 실패와 위기 극복하고 안정기·등기구·특수조명까지 영역 넓혀
특허분쟁, 등기구 시장 영역확장 등 어려움 속에서 직원들 합심해 성과
중국산 저가제품 범람 속에서도 ‘기본’ 충실하면서 ‘정면돌파’ 해갈터
 
 
LED조명 업체인 선일일렉콤(대표 송보선)이 9월 1일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부품 임가공과 트랜스포머를 시작으로 전자식안정기와 컨버터, 등기구에 이어 각종 특수조명까지 영역을 넓히며 국내 LED조명시장 1위(2019년 기준)에 오른 선일일렉콤은 조명시장에서 ‘도전의 역사’를 쓴 기업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30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선일일렉콤의 송보선 대표를 만나 성공비결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힘들지 않았던 순간은 없죠. 하지만 이렇게 회사가 굳건하게 성장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9월 1일 창립 30주년을 맞았는데, 앞으로 선일일렉콤은 제조 중심의 조명업체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8월 28일 서울 노원구 서울사무소에 만난 송보선 대표는 이립(而立)의 나이에 접어든 선일일렉콤의 목표는 명확하다고 했다.
유통 중심으로 변질된 국내 조명업계에서 끝까지 ‘제조중심기업’으로 남는 것이야말로 지금의 선일일렉콤을 만들었고, 앞으로의 선일일렉콤을 지켜줄 비결이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수많은 실패가 지금의 선일일렉콤 만들다
“사업 초기에 어렵지 않은 기업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도 마찬가지였죠. 돈을 벌기 위해, 직원들의 월급을 제날짜에 지급하기 위해 매일매일 뛰었던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선일일렉콤이 된 것이죠.”
송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금 선일일렉콤의 나이와 똑같은 30세 때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사업을 해보겠다는 욕심을 갖고 ‘태성전자’라는 업체를 설립, 임가공과 전자부품의 하나인 트랜스포머를 취급했다.

이후 전자식안정기와 등기구, 컨버터와 LED조명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했고, 최근 들어서는 선박조명 등 특수조명 시장과 주차관제시스템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생존이 목표였죠. 아무리 일을 해도 먹고살기가 빠듯했으니까요. 임가공업을 하다가 트랜스포머를 취급하게 됐고, 부품보다는 세트가, 또 기왕이면 최종소비자와 거래해야 돈이 되겠다 싶어 전자식안정기에 이어 등기구와 LED조명 등 완제품을 개발·생산했습니다.”

송 대표는 그 과정에서 무선마우스 사업, 전기공사업, 온라인쇼핑몰 사업 등 수많은 실패사례를 경험하고, 값비싼 수험료를 지불한 적도 있었다며 수많은 제품을 다뤄보고, 수없는 실패경험을 쌓은 것이 지금의 탄탄한 선일일렉콤을 만든 비결이라고 힘줘 얘기했다.
“내가 전문성이 없으면 실패위험이 높습니다. 어차피 그 분야를 잘 아는 직원들이 보고를 해도 최종 선택은 결국 사장의 몫이니까요. 그런데 사장이 잘 모르면 아무리 업황이 좋아도 실패할 수 있고, 반대로 사장이 잘 아는 분야이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나의 지론입니다.”


◆위기에서 또 다른 힘을 얻는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위기를 넘겨온 송 대표에게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을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송 대표는 사업 초기에 당시로서는 큰돈이었던 2억~3억원의 빚을 지었던 순간과 함께 P사와의 오랜 법적공방을 사례로 꼽았다.

선일일렉콤은 지난 2007년 1월 T5형광등기구의 탈부착 방식 특허를 도용했다며 P사가 제기한 특허권 침해소송에서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투쟁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3년 넘게 끌었던 법정 공방은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송 대표는 당시 한창 사업을 키워가는 상황에서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 업체가 해당 사항도 없는 내용을 주장하면서 소송까지 제기하니 힘들 수밖에 없었죠.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무튼 같은 조명업계에 있는 업체들끼리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우리의 억울함이 해소됐으니 모두 잊고 새롭게 출발했죠.”

송 대표는 또 전자식안정기 분야에서 벗어나 등기구 완제품까지 생산하던 시점을 위기가 닥칠 수 있었던 또 다른 순간으로 꼽았다.
“등기구 업체 입장에서 우리에게 부품을 공급하던 업체가 경쟁자로 바뀐다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특수조명을 하면서 가급적 우리의 고객인 등기구 업체와 경쟁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금도 우리가 선박조명이나 지하주차장 조명과 관련이 있는 주차관제시스템 등을 하는 것도 이런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행보죠.”

송 대표는 또 한번 변화를 주기 위해 코스닥 상장을 검토했지만 “지금은 무리하게 상장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명사업과 관련된 포트폴리오만으로는 현재 주식시장에서 상장이 쉽지 않을뿐더러 상장을 해도 현재로서는 실익이 많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달시장 1위, 직원 모두가 합심한 결과
“하루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20년 넘게 열심히 일해 회사는 많이 성장했는데, 정작 내 자신이 이룬 성과는 무엇인가라는 생각 말입니다. 그래서 합법적으로 회사지분을 매각해 나와 직원들이 보상을 받았고, 투자자, 그리고 그 돈의 일부를 다시 재투자한 나와 직원들, 또 다른 투자자들이 주주로 있는 지금의 선일일렉콤 지분구조를 만들었죠.”

송 대표는 본인과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함께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규모가 커지는 조직의 상황을 보면서 지분매각을 통해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외부 전문가 영입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조직이 작으면 사장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밀고 나갈 수 있는데,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그게 쉽지 않습니다. 모든 리스크를 사장이 혼자 떠안을 수도 없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직이 커지면 그때부터는 시스템에 의해 움직여야 합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조직의 틀을 갖추면서 선일일렉콤은 국내 LED조명시장에 늦게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조달에서만 205억1900만원의 실적을 기록, 처음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조달시장을 보니 무리하게 편법을 써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우리는 정도(正道)를 걸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발주처 사람들이 우리 영주 본사와 공장에 와서 생산과정을 지켜보면 한결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웁니다. 국내 조명기업치고 우리처럼 전 생산 공정을 직접 수행하는 곳이 거의 없거든요.”
 
9월 1일 열린 선일일렉콤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송보선 대표와 임직원이 함께 케이크를 커팅하고 있다.
 
◆조명시장, 혼돈의 시대…원칙에 충실해야
“선일일렉콤의 생산거점인 경북 영주 공장에 최근 3~4년간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 이후에 선박조명, 주차관제, 스마트조명 등 다양한 신규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조명의 경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기술혁신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해야 투자한 것을 만회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송 대표는 그러나 결코 욕심내지 않고, 무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탈이 난 업체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지금 조명시장은 혼돈의 세계입니다. 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업체 수는 너무 많고, 중국 제품들이 물밀듯이 들어와 시장을 장악했죠. 이런 시장에서는 살아남아도 ‘상처뿐인 영광’으로 남을 겁니다. 누구나 쉽게 조명을 만들 수 있는 시장. 이 때문에 누구도 돈을 벌 수 없는 구조가 지금의 조명산업입니다.”
송 대표는 지속적으로 ‘제조중심기업’을 강조하며 기본에 충실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철칙처럼 지켜온 원리원칙에 따라 시장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조명기업으로 남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윤정일 기자 yunji@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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